한부모 가정, 아빠 혼자 딸 키울 때 성역할 흔들

성역할

부모가 된다는 것.

아이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게 될지 설계하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그 관점은 생각보다 더 오래전부터 시작된다.

부모가 자라온 방식, 그 부모의 부모가 가졌던 태도, 집안의 문화와 말투, 행동 하나까지.

모두가 축적되어 오늘의 양육에 이른다.

특히 한부모 가정에서 아빠 혼자 딸을 키우는 경우라면 이 구조는 더 복잡해진다.

남성으로서 여성 자녀를 어떻게 길러야 할지, 어디까지 개입하고 어디서부터 존중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되는 양육은 쉽지 않다.

그리고 이 과정은 자녀의 성 역할 형성이라는 깊은 층위로 연결된다.

이 글은 BMC Psychology(Chen et al., 2024)에 실린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아버지가 딸을 단독으로 양육하는 한부모 가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성 역할 혼란이 발생하는지를 살펴본다.

성역할이란 무엇인가?

성역할(Gender Role)은 사회 속에서 남성과 여성에게 기대되는 행동, 태도, 정체성을 의미한다.

이는 생물학적 성(sex)과는 구별되며, 대부분 사회적 학습과 관찰, 문화적 영향에 의해 형성된다.

성역할은 성장 과정에서 부모나 또래, 미디어 등을 통해 내면화되며, 자아 정체성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일반적으로 성역할은 네 가지로 구분된다.

남성과 여성의 특성을 균형 있게 갖춘 경우는 ‘양성형(Androgynous)’, 생물학적 성에 맞는 전통적인 특성만을 보이는 경우는 ‘성-전형적(Sex-Typed)’, 성별에 따른 특성이 희미하거나 약한 경우는 ‘비분화형(Undifferentiated)’, 그리고 생물학적 성과 반대되는 성 역할 특성이 강한 경우는 ‘역전형(Reversed)’이다.

세대 간 성역할 교육, 이미 조부모 때 결정

연구는 550쌍의 한부모 가정(부모와 자녀)을 대상했다.

부모의 성역할 성향, 조부모의 양육 태도, 그리고 자녀의 성역할 형성 간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결과는 자녀의 성역할은 부모가 어릴 때 조부모에게 어떻게 길러졌는지에 따라 강하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조부모가 보였던 성역할 교육 태도는 대개 ‘전통적’ 혹은 ‘방임형’이 많았다.

이 교육을 받은 부모는, 스스로 의식하지 못한 채 비슷한 태도로 자녀를 양육한다

이 과정을 연구에서는 ‘세대 간 전이(intergenerational transmission)‘라 설명한다.

더 놀라운 건, 이런 전이가 긍정적이지 않은 경우에는 자녀는 대부분 성역할 혼란을 겪는다는 사실이다.

딸을 키우는 아버지라면 특히 이 영향력이 크다.

전통적으로 자녀 양육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던 남성들이, 홀로 딸을 키우는 과정에서 방향을 잃거나 성역할 교육을 생략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딸은 균형 잡힌 성역할 인식을 갖기보다 왜곡되거나 불분명한 인식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버지의 성격, 딸의 성정체성에 스며든다

부모의 성역할 성향은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 양성형 : 남성과 여성의 특성을 고루가 갖춤
  • 성-전형적 : 자신의 성별에 맞는 전통적 특성만 강하게 보임
  • 비분화형 : 성별에 따른 특징이 전반적으로 희미하거나 약함
  • 역전형 : 생물학적 성과 반대되는 성 역할

이 중 가장 바람직하다고 평가되는 건 남성성과 여성성을 모두 갖춘 양성형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연구에 따르면, 아버지가 성역할적으로 비분화형(성별 구분이 모호하거나 약한 성향)이거나 전형적인 남성성만을 강조할 경우,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특히 아버지가 양육의 전부를 맡는 상황에서 자신의 성 역할만을 기준 삼아 딸을 대하면, 아이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남성 중심의 기준을 강요받거나, 반대로 아예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경우 모두가 문제다.

성 역할 형성에서 기준을 잃게 되는 것이다.

반면, 성 역할의 균형을 알고 이를 바탕으로 딸을 존중하며 대화하는 아버지의 경우, 자녀의 성 역할 형성도 더 안정적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론이 아닌 실증 데이터를 통해 드러난 결과인데, 결국 양육자는 삶의 모델로 작동한다는 사실이 이 지점에서 분명해진다.

조부모, 다시 되풀이되는 ‘무의식의 유산’

중국 사회에서는 조부모의 양육 참여가 매우 적극적이다.

이는 경제적 이유뿐 아니라 문화적 배경에서도 비롯된다.

아버지나 어머니가 부재한 가정에서 조부모가 아이를 돌보는 일이 흔하며, 이는 다시 조부모의 성역할 인식이 아이에게까지 전달되는 결과를 만든다.

놀라운 사실은 조부모-부모-자녀로 이어지는 이 구조 속에서, 부모가 자신의 성장 과정에서 어떤 성역할 교육을 받았는지 명확히 인식하지 못한다면, 그 ‘패턴’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반복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특별히 의도하지 않아도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는 것이다.

성역할 교육이 부재하거나 전통적인 성 고정관념이 강했던 조부모 밑에서 자란 부모는, 자신도 모르게 같은 방식으로 아이를 대한다.

연구에서는 이를 ‘undesirable ITPCGA(좋지 않은 양육 태도 전이)’라 정의했고, 이 유형이 자녀의 성역할 불안정성을 가장 강하게 예측하는 변수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필요한 건 보호가 아니다

많은 아버지들이 딸을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이다.

딸이 자신의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확장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선이 필요하다.

그 시선은 어디서 오는가

바로 아버지가 자신의 성장 배경을 되돌아보고, 어떤 성역할 기준으로 자라왔는지를 인식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아이에게 말하고 있는 내용이, 정말 나의 생각인가? 아니면 나도 모르게 부모로부터 받은 인식을 되풀이하고 있는 건 아닌가?

딸을 키우는 아버지가 이 질문에 답하려 할 때, 비로소 자녀의 성역할 형성은 새로운 방향을 갖게 된다.

성역할 혼란은 인식의 부재, 그리고 무비판적 반복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개인만 문제가 아닌 성역할 교육

이 연구는 분명히 말한다.

성역할은 세대를 거쳐 오며 형성된 구조 속에서, 우리는 그 흔적을 반복하고 있다고.

그리고 그 반복이 이어질수록, 자녀의 정체성은 혼란 속에 머물게 된다.

특히 한부모 가정, 아버지가 혼자 딸을 키우는 상황에서는 이 문제가 더욱 민감하다.

하지만 동시에 변화의 여지도 가장 크다.

부모가, 특히 아버지가 자신의 역할을 성찰할 수 있다면, 그 한 걸음이 자녀에게는 완전히 다른 시선을 만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성역할 교육은 오늘 저녁 딸에게 건넨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이 담긴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아버지가 딸을 혼자 키우는 경우 꼭 문제가 생기나요?

꼭 그렇진 않다. 하지만 성역할 인식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거나 성차 고정관념이 강할 경우, 자녀가 혼란을 겪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 연구 결과다.

Q2. 성역할이 왜 중요한가요?

성역할은 단순한 성격 특성이 아니다. 자아 정체성, 대인관계, 진로 선택 등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틀로 작용한다.

Q3. 조부모도 자녀의 성역할 형성에 영향을 주나요?

그렇다. 특히 한부모 가정에서 조부모의 양육 참여 비율이 높기 때문에, 조부모의 성역할 인식과 양육 태도가 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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