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남자는 크고, 여자는 상대적으로 작을까?
2025년 Biology Letters에 게재된 Thomas Remer의 Giofrè 등 연구팀의 국제 조사 결과에서는,
남성의 키와 체중이 더 환경 의존적이고, 여성은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 차이는 외형이 아니라, 성호르몬과 성장호르몬의 상호작용이 만들어낸 진화적 결과이다.
작동 방식이 다른 성장호르몬
여성의 에스트로겐은 GH는 늘리지만 IGF-1은 줄인다.
사춘기가 시작되면, 남녀 모두 성장호르몬(GH)을 더 많이 분비한다.
하지만 GH가 키로 이어지기 위해선 간에서 분비되는 IGF-1이라는 물질이 필요하다.
여기서 여성의 높은 에스트로겐 수치는 간에서 GH 작용을 억제해 IGF-1 분비를 줄인다.
결국 여성은 성장호르몬은 많지만, 키로 연결되는 효율은 낮다.
이 차이는 성장이 빨리 멈추는 여성의 성장판 조기 폐쇄와도 연결된다.
테스토스테론, 남성의 성장 폭발
‘잘 크는 남자’는 테스토스테론 덕분?
남성은 사춘기부터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며 두 가지 방식으로 성장에 관여한다.
간에서 IGF-1을 증가시켜 키와 체중을 더 빠르게 늘리고,
성장판(연골세포)에도 직접 작용해 몸집을 더 크게 만든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굉장히 민감하다.
질병, 스트레스, 영양 부족이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억제하면, 남성은 여성보다 훨씬 성장에 타격을 받는다.
같은 환경에서도 남성의 키는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고, 여성은 일정 범위 안에 안정적으로 머무르게 되는 것이다.
왜 여자는 덜 작고, 안정적일까
진화는 ‘안정적인 여성’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Remer는 흥미로운 가설을 던진다.
여성의 낮은 테스토스테론은 단점이 아니라, ‘자원 절약형’ 진화 전략일 수 있다는 것.
환경이 나빠질수록 남성은 더 크게 타격을 받고, 여성은 비교적 신체적 안정성을 유지한다.
집단 전체 생존을 위한 생물학적 균형 메커니즘일지도 모른다.
최근 연구에서는 고단백 식단을 유지한 여성 청소년이 키가 더 크다는 결과도 나왔다.
테스토스테론 없이도 영양으로 성장 보완이 가능하다는 뜻일 수 있다.
반면 남성은 단백질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았는데, 이는 테스토스테론이 환경에 너무 민감하기 때문이다.
‘더 크다’는 건 진화의 이득일까?
남성은 성장의 여지가 크지만, 그만큼 환경 변화에 취약하다.
반면 여성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신체 조건을 유지하면서, 나쁜 환경에서도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을 수 있다.
차이는 진화가 생존과 번식을 위해 선택한 전략의 결과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