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임기 즈음 일어나는 진화의 산물
여성의 연애 감정과 성적 관심이 생리주기 내 호르몬 변화에 대해 다룬다.
그 변화가 왜 존재하고 다른 남성에게 눈길까지 가는 걸까
생리주기가 연애 감정도 바꾸는 진화적 기제 현상임을 해외 심리학(Frontiers in Psychology) 연구논문에서는 밝히고 있다.
생리주기와 감정, 성적 욕구의 변화
연구는 여성의 생리주기 동안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변화가 성적 욕구뿐 아니라 감정적 반응에도 깊게 작용한다고 밝힌다.
특히 배란기에 접어들면서 에스트로겐이 상승하고 프로게스테론이 낮아질 때, 여성들은 성적 욕구가 높아지는 동시에 새로운 자극에 대한 감수성이 증가한다.
이 시기 여성들은 유전적으로 건강한 후손을 낳을 가능성이 높은 특성을 가진 남성, 즉 신체적 대칭성, 근육 발달, 자신감과 같은 지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는 성욕이 증가하는 단순한 현상이 아닌, 후손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행동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가임기와 비가임기의 전략적 차이
연구에서는 ‘듀얼 섹슈얼리티(dual sexuality)’ 개념을 핵심적으로 제시한다.
여성의 성적 욕구가 주기의 시점에 따라 서로 다른 전략적 목적을 지닌다는 것이다.
가임기에는 우수한 유전자를 확보하려는 전략이 우선되며, 비가임기에는 기존 관계의 안정성, 정서적 유대감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즉, 동일한 여성이더라도 주기에 따라 감정과 성적 관심의 방향성이 변화하는 것이다.
이런 전략은 인류 진화사에서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방향으로 자연선택된 결과물이다.
단기적으로는 유전적 이점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양육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여성의 생식 성공률을 높였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리비도 vs 인센티브
연구에서는 여성 성욕의 변화가 ‘리비도(libido)’의 증감으로만 이해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전통적으로 성욕은 내부에서 솟구치는 충동적 에너지, 즉 리비도로 설명되어 왔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는 ‘인센티브(incentive)’ 관점이 더 설득력 있는 설명을 제공한다고 본다.
즉, 특정한 상황과 자극(가령 매력적인 남성의 존재, 관계 만족도 등)이 있을 때 그 상황이 여성의 성적 동기를 ‘끌어내는(pull)’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이 관점은 여성의 성적 반응이 매우 맥락적이고 유연하다는 것이다.
호르몬 변화는 외부 자극의 민감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며, 특정 시기에 성적 관심이 증가하는 근본적인 메커니즘은 외부 상황과 상호작용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이 강조된다.
관계 만족도, 파트너 애착과의 상호작용
흥미로운 것은 파트너에 대한 애착과 관계 만족도가 주기적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연구에서는 관계 만족도가 높고 애착이 강한 여성들은 가임기에도 외부 남성에게 눈길을 돌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밝힌다.
반대로, 관계에 불만이 많거나 파트너에 대한 애착이 약한 여성들은 가임기에 외부 자극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인다.
즉, 개인의 관계 상태와 심리적 요인이 생리주기의 영향을 매개하거나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정교하게 설계된 심리적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개인의 관계 수준, 파트너의 매력도, 애착 유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성적 관심의 방향과 강도를 결정짓는다.
맺음말
결국 여성의 ‘듀얼 섹슈얼리티’는 진화적 전략과 개인적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이다.
어느 날 갑자기 이유 없이 설레거나, 뜻밖의 감정 변화가 찾아오는 것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내면의 리듬을 이해한다면 자신은 물론 연인과의 관계에서도 훨씬 더 건강한 소통과 존중이 가능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