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페미니즘에 대한 반발로 생긴 반페미니즘, 그 이유는 무엇일까?
페미니즘은 언제나 뜨거운 주제다.
여성의 권리를 외치던 초기와 달리, 오늘날 페미니즘을 반대하는 목소리 역시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Women Against Feminism’이라는 소셜 미디어 페이지는 페미니즘을 거부하는 여성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다.
그들은 왜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걸까? 그들이 말하는 이유들을 하나씩 들여다보면, 페미니즘이 놓친 새로운 시각이 드러난다.
“우리는 평등을 원한다, 그러나 페미니즘은 평등을 담보하지 않는다”
가장 눈에 띄는 비판은 페미니즘이 진정한 평등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그들에 따르면 페미니즘이 남성과 여성을 모두 위한 평등을 지향하는 운동이 아니라, 오히려 여성에게 특혜를 부여하고 남성을 비하한다고 느낀다.
예를 들어, 한 여성은 “평등은 여성에게 특권을 주는 것이 아니라 공평한 대우를 의미한다”고 말하며 페미니즘의 방향성을 의심한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느낄까?
페미니즘이 남녀 모두에게 평등을 보장하기보다는, 일부는 여성만을 위한 운동처럼 보일 때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각은 특히 남성 혐오를 페미니즘의 일부로 보는 인식에서 비롯되곤 한다.
이들은 ‘페미니즘이 곧 남성혐오’라는 고정관념을 강하게 부정하며, 평등을 넘어선 우월성을 지향하는 것이 페미니즘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친다.
“가정과 전통적 역할도 선택의 자유다”
일부 여성은 전통적 여성 역할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페미니즘에 대해 불편함을 표한다.
‘Women Against Feminism’에 글을 남긴 반페미니즘 여성들 중 많은 이들이 아내와 어머니라는 역할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힌다.
그들은 가정과 아이를 중심에 둔 삶을 선택한 것이, 페미니즘에 의해 부정당하거나 가치가 낮게 여겨지는 것처럼 느낀다고 말한다.
“나는 아내이자 엄마로서 삶을 사랑한다”는 이들의 말은 페미니즘이 가정이라는 선택지를 인정하지 않고 강압적으로 커리어와 자아 실현을 강조한다는 불만으로 이어진다.
특히, 자신이 선택한 전통적 역할이 왜곡되지 않고 존중받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페미니즘은 오히려 강압적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는 것이다.
페미니즘이 남성혐오와 연결되는 이유
페미니즘을 반대하는 또 다른 목소리는 페미니즘이 남성을 배제하고 혐오하는 운동이라는 오해에서 비롯된다.
특히, 일부 급진적이고 과격한 페미니즘 이미지가 미디어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며 페미니즘에 대한 편견을 키운다.
예컨대 “모든 남성이 여성의 적”이라는 과격한 주장과 결부되는 페미니즘을 보며, 이를 전체 페미니즘 운동의 특징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스스로를 ‘반페미니스트’로 정의하며, 남성 혐오와 거리를 두고 싶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다.
“남성을 깎아내리지 않고서도 나의 권리를 찾고 싶다”는 이들의 주장은 페미니즘이 곧 남성을 적으로 규정하는 것이라는 잘못된 시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갈망을 드러낸다.
‘여성성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여성스럽다’는 것이 페미니즘과 상반된다는 시각 또한 페미니즘을 거부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일부 여성은 페미니즘이 여성성을 부정하고, 남성적인 강인함만을 중시하는 것으로 느낀다.
예컨대, 자신을 치장하고 여성스러움을 즐기는 행동이 페미니즘에 반하는 것처럼 비춰질 때, 이들은 페미니즘을 강하게 거부한다.
“나는 여전히 예쁘게 차려입고, 남성이 나에게 매너 있게 대하는 걸 좋아한다”는 이들의 입장은, 여성성의 존중 역시 페미니즘의 한 영역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페미니즘이 다양성을 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틀을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여성성에 자부심을 느끼는 이들에겐 받아들이기 어려운 운동이 되어버린 셈이다.
페미니즘이 나아가야 할 길
결국, ‘Women Against Feminism’에 모인 여성들의 목소리는 페미니즘이 다양한 시각과 정체성을 충분히 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페미니즘이 남녀 모두의 평등을 지향하는 길을 추구하는 한편, 그 과정에서 한편으로는 모든 여성이 공감할 수 있는 넓은 의미의 다양성을 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이 던지는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다.
페미니즘은 현대의 다양한 여성들이 느끼는 이질감을 무시하지 않고, 새로운 해석과 방향으로 진화해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