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때 너무 힘들어서 기억하기도 싫다.
근데, 오히려 기억이 더 잘 난다?
스트레스는 보통 부정적인 요소로 여겨진다.
시험을 앞두고 긴장하면 머릿속이 하얘지고, 중요한 발표 전에는 손에 땀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신경과학 연구에 따르면, 적절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스트레스가 뇌의 신경 가소성에 영향을 미쳐 학습과 기억 형성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종류의 스트레스가 기억력을 높이는 데 유리할까?
스트레스와 기억력의 관계
스트레스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축(HPA 축)을 자극하여 코르티솔을 분비한다.
이 과정에서 해마와 편도체, 전두엽이 활성화되며, 특정 조건에서는 기억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연구에 따르면, 급성 스트레스는 해마의 시냅스 가소성을 증가시켜 정보를 더 효과적으로 저장하도록 만든다.
반면, 만성 스트레스는 해마를 위축시키고 기억 회상을 방해하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급성 스트레스가 기억력을 높이는 이유
급성 스트레스는 단기간에 분비되는 코르티솔과 노르에피네프린을 통해 주의력을 높이고, 학습한 내용을 더욱 강하게 각인시키는 역할을 한다.
실험에 따르면, 위기 상황에서 학습한 정보는 일반적인 환경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생존에 위협이 되는 사건을 겪었을 때의 기억이 오랫동안 생생하게 남는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다.
공간 기억과 작업 기억을 평가하는 연구에서도 급성 스트레스를 경험한 그룹이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
실험 대상자들은 제한된 시간 안에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압박을 받을 때 기억력과 집중력이 증가하는 패턴을 보였다.
이는 해마와 편도체가 상호작용하면서 정보의 저장과 회상을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만성 스트레스가 기억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하지만 모든 스트레스가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스트레스가 장기간 지속되면 코르티솔 수치가 과도하게 상승하고, 이로 인해 해마가 위축될 수 있다.
해마는 기억을 담당하는 중요한 뇌 구조이기 때문에, 이 부위가 손상되면 학습 능력과 기억 회상 능력이 저하된다.
또한, 만성 스트레스는 전두엽 기능을 방해하여 문제 해결 능력을 떨어뜨리고, 감정 조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단기적인 기억력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인지 기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를 기억력 향상에 활용하는 방법
적절한 수준의 긴장감을 조성하라
시험을 준비할 때 너무 편안한 환경보다는, 약간의 긴장감이 있는 상태에서 학습하면 정보가 더 효과적으로 저장될 수 있다.
제한된 시간 안에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하거나, 발표 전에 모의 발표를 진행하는 방식이 도움이 될 것이다.
스트레스 후 충분한 회복 시간을 확보하라
급성 스트레스 후에는 충분한 회복 시간이 필요하다.
학습 후 짧은 산책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것이 기억 정착을 돕는다.
반면, 연속적으로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해마 기능이 저하될 수 있으므로, 규칙적인 수면과 휴식이 필수적이다.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기술을 익혀라
명상, 심호흡, 규칙적인 운동은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명상은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고, 신경 가소성을 촉진하여 학습과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또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는 훈련을 통해 최적의 긴장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무조건 피하지 말자
적절한 수준의 급성 스트레스는 기억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특정 조건에서는 학습 효과를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만성적으로 지속되면 오히려 해마 기능이 저하되고 기억력이 감퇴할 수 있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학습에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하는 것은 어떨까.
긴장과 이완의 균형을 적절히 조절한다면, 우리는 스트레스를 강력한 기억력 향상 도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